커피

깔끔한 드립커피를 마시기 위한 최소한의 것들

Hermione 2021. 2. 18. 09:15

 

자고 일어나서 피곤한 아침, 밥 한 끼 먹고 졸음이 밀려오는 점심, 절반쯤 지난 하루를 견디는 오후에 아메리카노를 마시곤 합니다. 

어쩌다 한두 잔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면 맛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날을 새며 공부하거나 일할 때, 생존을 위해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마실 땐 쓰고 텁텁하고, 한약을 먹는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커피를 마시기 싫을 때, 아메리카노가 질렸을 때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신다면 아주 약간은 행복해질 수도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드립 커피를 내리려면 하나에 몇만원이 넘는 비싼 제품을 사용하고, 드립을 하는 시간을 타이머로 재고, 커피의 농도를 재는 기계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제가 집에서 하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한 준비물]

계량스푼, 혹은 계량컵, 종이컵 등 양을 잴 수 있는 도구나 양을 기억할 수 있는 도구

 

원두 : 적당하게 로스팅된 원두는 집 주변 로스팅 카페나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서점인 알라딘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블렌딩 된 원두도 있지만 원산지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싱글 오리진(한 원산지에서 나온 커피)을 추천합니다.

원두를 살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로스팅 날짜입니다. 로스팅 한 당일, 혹은 2-3일 된 원두를 구입하여 로스팅 일자로부터 2주 이내에 다 소비해야 합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커피의 향과 맛이 지나치게 하락합니다.

 

드리퍼 : 원두를 담아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리는 기구. 처음 시작할 때는 다이소나 인터넷에서 파는 만원 이하의 저렴한 제품도 일반인이 느끼기에 맛에 큰 차이가 없기에 괜찮습니다. 다만 플라스틱으로 사려면 환경호르몬이 안 나오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도자기 제품을 추천합니다.

 

커피 필터 : 드리퍼 모양에 맞는 것으로 준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종이로 된 필터(여과지)를 추천합니다. 종이 필터는 칼리타, 하리오 등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제품이 좋습니다. 다른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너무 저렴한 제품은 종이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습니다.

 

서버 혹은 내열유리컵 등, 원두를 통과한 물이-커피가- 담아질 수 있는, 내부가 보이는 컵

 

그라인더 : 원두 콩을 갈 때 사용하는 기구. 꼭 필요한 제품은 아닙니다. 만약 집에 그라인더가 없다면 원두를 구매한 곳에서 갈아달라고 요청하거나, 옵션에서 핸드드립 정도의 입자 크기로 갈려 오는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내리기 전에 바로 갈면 더욱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주전자 : 핸드드립용 주전자가 있지만 처음 몇 번 드립을 시도할 때는 집에 있는 주전자를 쓰거나, 아니면 큰 종이컵의 입구를 뾰족하게 접어 사용해도 됩니다. 찻주전자도 괜찮고, 주전자 입구가 좁을수록 좋습니다. 물을 가늘고 일정하게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드립을 꾸준히 하고 싶다면 만원대의 스테인리스 드립용 주전자를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

1. 원두를 20그램 정도 준비합니다. 갈아지지 않은 원두 기준으로 자판기 종이컵의 3분의 1이 약 20그램입니다. 갈아진 원두는 종이컵에 같은 양을 채웠을 때 무게가 40그램 정도입니다. 내려서 마셨을 때 진하면 원두의 양을 줄이고, 연하면 늘려서 입맛에 맞춘 다음, 그 양을 기억해두고 다음에 그만큼씩 사용합니다.

 

2. 원두를 그라인더를 이용해서 갈아주세요. 입자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면 흑설탕 입자보다 조금 더 큰 정도로 갈아줍니다. 이미 갈린 원두라면 이 과정은 생략.

 

3. 물을 끓여서 잠깐 식혀주세요. 물 온도는 95도씨쯤이 좋지만 온도계가 없다면 100도씨에서 5분쯤 식혀주시면 됩니다. 바쁘면 생략 가능. 물을 옮겨 담는 과정에서 약간 식기 때문입니다.

 

4. 주전자에 200밀리리터 정도의 물을 담아주세요. 그리고 남은 물로 드리퍼, 서버, 마지막에 커피를 담을 컵을 데워줍니다. 뜨거운 물로 한번 씻어낸다는 느낌으로. 

 

5. 커피 필터를 접어 드리퍼에 넣어줍니다. 그리고 조금 전 끓였다가 남은 물로 필터를 적셔줍니다. 이 과정을 해야 종이 냄새가 덜해요.

 

6. 서버 위에 드리퍼를 올리고 안에 원두를 넣습니다. 그다음 주전자에 담긴 물로 원두를 전체적으로 적셔준 후, 30초 정도를 기다립니다. 

 

7. 이제 본격적으로 원두 위에 주전자에 담긴 물을 모두 붓습니다. 물을 부을 때는 안쪽부터 바깥으로 원을 여러 개, 점점 크게 그린다는 생각으로 부어야 합니다. 물이 넘치기 전에, 많다는 생각이 들면 잠깐 기다렸다가 또 붓습니다.

물줄기는 가늘고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세요. 다 부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드리퍼와 서버를 분리합니다.

너무 오래 추출하면 쓴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되도록 짧은 시간 내에 추출해야 합니다. 마지막 물을 부을 땐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물이 다 빠지기 전에 서버와 드리퍼를 분리하세요.

 

8. 이제 서버에 담긴 커피를 컵으로 옮겨서 마십니다. 만약 아이스를 원한다면 커피를 다 내리고 얼음을 넣기보다는 서버에 먼저 얼음을 넣고  물을 붓기 시작하세요.

 

Tip. 커피는 마카롱, 케이크, 타르트 등 달달한 간식에 가장 어울립니다.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와 상큼한 맛이 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셔보세요!